본문 바로가기
일기

친구 결혼식에서 CPR한 경험

by 일점오 2023. 6. 24.
반응형

가족 사진찍을때쯤 웅성웅성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고 혼주쪽에 급히 달려가서 보니 혼주가 온몸을 떨면서 generalized seizure like movement와 거품을 물면서 뒤로 넘어가고있었다.

주변 분들이 119에 신고를 하고계셨고 환자가 숨을 못쉬고 얼굴이 빨갛길래 EC maneuver 비슷하게 하고 기도 확보를 하려고 했다.

EC


그때 신랑분이 환자분께 CPR을 시작하였고, airway 확보가 덜되는것 같아서 입을 벌리려고 했으나 성인 남성의 턱힘을 이기기 힘들었고 함부로 손을 넣었다가 손가락이 잘릴 뻔 했다.

주변분들한태 입에 넣을 플라스틱을 구해달라고 하니 친구가 개껌을 가져다주는데...  왠 개껌인가 싶어서보니 그때 마침 예물교환을 신랑 신부의 강아지가 했는데 강아지가 먹던 개껌이었다.

강아지



다행이 내 손대신 개껌으로 tongue bite 를 안하게 기도를 확보할 수 있었고, 한 2분여간 지나니 환자가 의식도 돌아오고, pulse check 되고 pupil reflex 가 왼쪽에서  fix되어있었는데 119가 들어왔을때즈음엔 pupil도 돌아와있었다.
호흡도 가쁘지만 어느정도 자발호흡이 안정적으로 되었다.

목을 조이던 넥타이를 풀어주고 셔츠를 벗겨 땀을 닦아주고 환자를 계속 깨우면서 말을 걸었다.
"여기 어디에요! 저분 누구에요! 이름말해보세요!"
이에 정확히 말을 하지는 못했으나 웅얼웅얼 말하려는 듯 보였다.

마지막으로 119에 환자를 인계하고 결혼식 밥을 먹으려 내려가니 고맙다는 친구와 친구의 어머니의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의사가 되고 일상생활의 응급환자를 보는 상상을 해본적이있는데 그게 오늘이 될줄은 꿈에도 상상못했다.
그래도 전공의 생활동안 수차례 응급상황을 겪으면서 기본적인 처치는 할 수 있게끔, 위급한 상황에서 빠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트레이닝 받은 것같다.
의대를 준비할 때 선한 사마리아인 법에 대해 찬반토론을 한 기억이있는데 막상 의사가 되고보니 이런 일을 과연 손놓고 바라볼수있는 의사가 과연 몇이나 될까싶다

착한 사마리아인의 법

 

반응형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필라델피아 여행 Day4-2  (0) 2023.10.01
필라델피아 여행 Day4-1  (0) 2023.10.01
필라델피아 여행 Day 3  (0) 2023.10.01
필라델피아 여행 Day 2  (0) 2023.10.01
필라델피아 여행 Day 1  (0) 2023.10.01

댓글